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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고속도로 국내외 사업추진 및 연구 개발 동향
  • 게시일202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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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고속도로 국내외 사업추진 및 연구 개발 동향

 

 

▲ 유완규 KICT 지반연구본부 수석연구원

 

지하고속도로 국내외 사업추진 및 연구 개발 동향

 

들어가며


수도권 등 국내 주요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심화되고 있는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서는 도로 신설 및 용량 증대 등 지속적인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고속도로 측면에서 수도권의 주요 고속도로는 서비스 수준(LOS, Level Of Service) E~F1)로 도로의 용량초과로 인하여 고속도로 기능이 상실된 상태로 보아도 무방한 상태이다. 하지만 지상공간의 물리적 확장공간 부족, 연속류 도로인 고속도로 건설에 의한 도시 단절, 막대한 용지보상 비용 등을 고려할 때 기존의 수평적 확장을 통한 도로 용량 증대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고속도로를 포함한 도로 분야의 투자정책은 대도시권의 교통문제 개선과 함께 국토 이용의 효율성을 최대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추진 되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시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하공간을 이용한 도로 인프라 확충은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 중 하나로 고려할 수 있다.


사실 지하도로에 대한 관심은 최근에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서울시 U–Smartway 기본계획(2009) 등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긴 시간 동안 관심과 함께 논의가 지속되어 왔다. 특히 국내 최초 대심도 지하도로인 신월여의지하도로와 서부 간선지하도로가 각각 2021년 4월과 9월에 개통되어 본격적인 지하도로 시대가 열렸음을 알렸다. 지하고속도로의 경우에는 국토교통부에서 2022년에 발표한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에 중점사업으로 반영되었으며, 최근 화성-서울(경부선) 지하고속도로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24. 8.)하는 등 지하고속도로 시대도 곧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하고속도로 사업의 주요사례를 살펴보고 지하고속도로 시대를 성공적으로 맞이하기 위한 기술적 고려 및 준비 사항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1) 도로운행 상태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 A∼F의 6단계로 구분하며 E(용량 상태 불안정 교통류) 수준은 교통류 내의 방향 조작 자유도는 매우 제한되며, 교통량이 조금 증가하거나 작은 혼란이 발생하여도 와해 상태가 발생함. F(강제류 또는 와해 상태) 수준은 도착 교통량이 그 지점 또는 구간 용량을 넘어선 상태이며, 이러한 상태에서 자동차는 자주 멈추고 도로의 기능은 거의 상실된 상태임.

 

 

표 1 국내 주요 지하고속도로사업 추진 현황

 

국내외 지하고속도로 사업 추진 현황


도시문제 해결(교통혼잡, 도시공간 부족 등)과 인간 중심 보행환경 및 교통체계 구축, 한정된 지상공간의 효율적 활용 등을 목적으로 하는 도로를 비롯한 교통인프라 지하화 사업은 세계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계획, 진행 및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도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국토교통부, 2022)」에 중점사업 3개 노선(경인(인천-서울), 경부(용인-서울), 수도권제1순환(구리-성남))이 반영되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양재-고양’, ‘사상-해운대’ 등을 비롯한 지하 고속도로 민자사업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표 1).


특히 국내에서 추진 중인 지하고속도로사업은 표 1에 나타낸 바와 같이 연장 20 km 내외, 길게는 30 km 이상 초장대, 대단면, 대심도 터널로 계획되어 있다. 현재 공용 중인 국내 최장 고속도로 터널인 ‘인제양양터널’의 연장이 약 11 km, 공용중인 지하도로인 신월여의지하도로(서울) 및 서부간선지하도로(서울)와 시공 중인 만덕-센텀 지하도로(부산)의 연장은 모두 10 km 내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운전자가 경험해 보지 못한 다수 분합류 구간이 존재하는 20km 이상의 터널 주행 환경에 최적화된 기술(교통안전시설, 방재시설, 편의시설 등) 개발 및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해외에서 지하도로는 미국, 프랑스, 스페인, 일본, 스웨덴 등을 중심으로 1990년대부터 사업이 추진되어 현재 다수 지하도로가 운영 중이다. 다만 국내에서 추진 중인 초장대 지하고속도로 사업과 유사한 사례는 스웨덴 스톡홀름의 E4bypass 프로젝트(터널구간 연장 18.0 km, 시공 중)와 호주 시드니의 웨스트코넥스(WestConnex) 프로젝트(터널구간 연장 19.0 km, 공용 중) 정도에 불과하다(그림 1). 또한 유사사례에 대한 기술 적용 현황(또는 계획) 측면에서도 Bluetooth Waze 내비게이션 기술을 이용한 지하도로 내 측위시스템, 인간공학적 지하도로 내부 조명 및 디자인 적용 외 초장대 도로터널 대상으로 특화된 기술 확보 및 도입이 미흡한 실정이다.

 

 

그림 1 국내에서 추진 중인 지하고속도로 사업과 유사한 해외 지하고속도로 사업 사례

 

지하고속도로 관련 기술 개발 동향


도심지 대심도 터널 시공 중 안전 및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적 수준의 터널 굴착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수의 지하철 건설과 최근 지하도로 건설 등을 통해 도시지역 하부 지하공간 개발에 대한 충분한 노하우를 축적하였을 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 수주 등을 통해 기술력의 우수성을 충분히 입증한 바 있다. 하지만 지하고속도로는 대심도 지하공간에 위치한 연장이 매우 길고 폐쇄된 구조물이라는 공간적·구조적 특성 때문에 사고 발생 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특히 화재, 침수 등 사고·재난이 발생할 경우에는 막대한 인명 및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발생할 수 있는 재난상황을 예방하는 데 주력해야 하며 화재 발생 시에는 신속한 화재 진압과 이용자 대피가 가능한 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최근 전기차 화재 등 차량 화재에 대한 이슈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며 기후변화에 기인하여 예상치 못한 집중호우 조건에서의 침수 문제 등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해결방안도 충분히 검토 및 준비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단일 노선의 대심도 터널 연장이 약 20~30 km 내외, 사업간 노선이 연계된다면 길게는 약 50 km에 이르는 초장대 지하고속도로의 출현이 예상되므로 이용자인 국민의 안전, 편의 향상 등을 위한 기술 개발과 정책적 해결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림 2 ‘초장대 K-지하고속도로 인프라 안전 및 효율 향상 기술 개발’ 과제의 구성기술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초장대 K-지하고속도로2) 건설 및 운영을 대비하기 위한 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국가 R&D 사업을 추진하였으며, 2024년부터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주관기관으로 참여하는 ‘초장대 K-지하고속도로 인프라 안전 및 효율 향상 기술 개발(2024∼2028)’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본 국가 R&D 사업에서는 크게 ‘핵심1 지하고속도로 안전 확보를 위한 재난·사고 예방·대응 기술 개발 및 실증’, ‘핵심 2 지하고속도로 환경 개선과 교통운영 효율 향상 기술 개발 및 실증’으로 나누고 핵심별 2개, 총 4개의 구성기술(① 지하고속도로 재난·사고 대응 기술, ② 지하고속도로 재난·사고 예방 관리 기술, ③ 지하고속도로 인프라 최적화 및 환경 개선 기술, ④ 이용자 편의 향상 및 교통 운영 효율 향상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초장대 지하고속도로에서의 화재발생은 큰 피해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에 화재 위험차량은 지하고속도로 진입 전 검지하고 화재 위험요인이 발견된 차량을 위험 수준에 따라서 진입제한 또는 터널 내에서 지속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친환경차량 화재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방안으로 친환경차량 화재조건을 고려할 수 있는 정량적 위험도 평가(QRA) 기법과 전기차 화재사고 대응(조기소화, 확산방지 등) 기술도 확보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또한 수재해 대응력 확보를 위하여 200년 빈도 강우에 의한 침수상황 발생 시에도 이용자가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분산형 집수 및 배수 설계기술과 전기 설비(누설전류 제한 배수펌프 기동반)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지하공간인 터널 내부에서 운전자가 지상과 동등한 수준의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술(정밀위치 측정 및 정보 제공), 장시간 주행하는 운전자를 고려한 내부 공간 인간공학적 최적화 설계(디자인 및 조명 등), 유해물질 저감을 위한 고효율 처리장치 및 모니터링 기술 등 이용자의 안전, 편의, 환경을 고려한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2) K-지하고속도로: 국내 지하 환경에서 이용자 안전과 편의성을 증진하고 모빌리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초광역간 연결, 초대단면(지하고속도로 내 분합류부 편도 4∼5차로 규모) 지하고속도로

 

 

그림 3 지하고속도로 건설에 따른 지상공간 환경개선 사례(미국 보스턴 Big Dig 프로젝트 전/후 비교)

 

 

지하고속도로 관련 기술 미래 방향


현재는 단일노선 형태의 지하고속도로 노선만 고려한 연구개발을 추진 중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하고속도로(지하도로 포함) 수요 증가에 따라서 다수 지하고속도로가 지상의 도로와 같이 네트워크화된 도로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술 수요를 도출하고 선별하여 연구 개발 추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 하겠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R&D 과제에서 포함하고 있는 친환경차량 이용에 대한 조건 외에도 모빌리티 변화에 따른 자율주행차량 및 미래 교통수단에 대한 준비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인프라의 이용자는 결국 국민이므로 지하 주행공간이지만 지상공간과 동등한 수준의 쾌적성(노면의 질, 공기질, 폐쇄감 제거 등),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대한 노력도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궁극적으로는 기술 개발을 통해 지하고속도로 사업의 원활한 추진 및 운영에 기여하게 된다면 지하공간 활용을 통한 교통정체 해소와 함께 지상 환경개선(대기오염, 소음 저감 등) 및 지상공간의 새로운 가치 창출(도시 재구조화 등)로 이어지는 기대 및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자료

  • 국토교통부(2022)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
  •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2024) 초장대 K-지하고속도로 인프라 안전 및 효율향상 기술개발 연구 개발계획서.
  • 이창희, 이영수(2023) 월간교통, 한국교통연구원, v.301, pp.6-11.
  • WextConnex (2024) https://www.westconnex.com.au/ (31 Ooc. 2024).
  • Trafikverket, Swedish Transport Administration (2024) https://bransch.trafikverket.se/en/startpage/projects/Roadconstruction-projects/the-stockholm-bypass/ (31 Ooc.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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